청년 창업 중단 그 후

 난 2022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려고 했다. 그렇게 독서실 알바와 김성엽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개인 실력을 다듬고 있던 상황에서 운이 좋게도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MFC를 이용한 창업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나는 이 창업이 내 인생이 바뀔 수 있는 변곡점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우리는 2022년 5월 본격적으로 팀이 만들어졌고, 2022년 8월에는 국가에서 청년창업자들 대상으로 지원하는 청년창업 사무실도 임대했었다. 미리 회사에 대한 이름을 정하고,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사회에 보여줄지에 대한 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했었다. 그렇게 라즈베리파이 시뮬레이터를 필두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고정적인 수익 창출의 판로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점점 우리는 아이디어에 대한 회의만 지속했었다.

 

다들 처음엔 활기차게 아이디어를 내고 미래를 얘기했었지만, 점점 아이디어를 구현하다가 수익 창출을 생각하지 못하여, 프로젝트를 갈아엎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다들 지쳐가고, 통장에 돈은 없어져가고, 의욕은 사라지고 있었다.

 

결국 2023년 3월 우리는 창업을 그만두자는 결론이 나오게 되었다. 

 

호기롭게 들어갔던 사무실 짐을 뺄 때 상당히 기분이 묘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취업도 어렵다던데, 내가 창업에 좀 더 진지했다거나, 좀 더 나를 갈아서라도 수익창출 판로를 찾을껄 이라는 후회가 갑자기 몰려왔고, 1년 동안 동거동락하면서 부모님보다 얼굴을 더 많이 보던 사람들을 이제 못 볼 거라고 생각하니 좀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살길을 도모하며 3월 중순말부터 취업전선에 뛰어들게 되었고, 나를 포함한 다른 팀원들 몇몇은 운이 좋게도 괜찮은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이제 난 다음 주면 창업이 아니라 출근을 하게 된다. 

 

1년이라는 시간이 결과적으론 버린 시간(공백기)이 되었지만, 과정 측면에서 보면 실력적으로나 소통면에서나 인간관계적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창업은 추억으로 남겨두고 취업으로 미뤄뒀던 정처기 실기도 다시 준비하고, 다양한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앞으로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야겠다.